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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기서 뭐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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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에이든 R. 리안더 / Aiden Ricky Leander

 

생일

: 3월 1일

 

성별

: 남성

 

키 / 몸무게

: 186cm / 71kg

혈통

: 순혈

 

국적

: 영국

 

기숙사

: 그리핀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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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Lchei_FF14 님 커미션)

 

 

무사히 잘 커줬다. 국보를 지켰어. 곱상하니 잘생겼던 선은 어느새 어른의 것이 되어 있었다. 성장통은 겪을대로 겪었다 이거지. 그렇다고 성숙함이 물씬 풍기느냐 하면 아직 소년의 모습이 살짝 남아있는 것 같기도 하고. 정말 아이와 어른 사이 경계 그 자체가 된 사내애는 기어코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었다. 18살 생일을 맞이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데, 남의 속도 모르고 혼자 어른이 되어갔다. 애들이 크는 걸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반곱슬로 구불거려 컴플렉스 마냥 매일 빗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관리하지 않아도 부드럽게 넘어갈 만큼 차분한 머리가 되었다. 늘상 오른쪽에서 타던 가르마는 어느새 흐트러져 특별한 경계선 없이 흘러내렸다. 전보다 길어진 앞머리는 콧잔등을 간질였지. 뒷머리는 여전히 짧았다. 흑색인 것도 7년간 봐왔던 그대로. 밝은 편에 속하는 하얀 피부 위로 아로새겨진 검은색의 평이한 눈썹. 그리고 붉은 눈동자. 언제는 피처럼 불길하더니 이제는 또 관리 잘한 루비 마냥 불꽃을 담고 있었다. 얇은 쌍커풀이며 무심히 뻗었다가 똑 떨어지는 눈매야 지금도 똑같지. 다만 그 담담함 속에서 강인함과 뭉툭함을 동시에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오똑한 코와 입술, 젖살 사라진 지 한참 지난 턱. 그 아래로 더 내려가면 어느새 뼈대가 잡혀 적당하게 다부진 몸이 있었다. 군살 하나 없어 깡마르기라도 할 줄 알았더만 머글식 지팡이로 주먹을 날려도 괜찮을 거라 생각될 만큼 튼튼했다.

 

어렸을 땐 몸에 걸친 것 하나 없었는데 몇 년간 뭐가 늘기도 참 많이 늘었다. 여전한 검은색 폴라티 이너 위로 입은 하얀색의 교복 와이셔츠. 몇 개 풀어진 단추와 느슨하게 맨 넥타이, 그리고 교복바지와 검은색 단화. 여기에 가죽 재질 하네스를 걸쳤다. 목도리는 원래도 갖고 다니지 않았지만 누군가에게 홀라당 줘버린 모양인지 망토를 걸치는 것이 끝이었다. 양손에 장갑을 새로 착용했다. 엄지부터 중지까지는 손가락 맨살이 드러나 있고, 나머지 두 손가락은 장갑 안에 감춰져 있다. 오른쪽 귀에는 붉은 깃털 귀걸이, 목에는 붉은 보석 장식의 초커, 오른쪽 카라에는 아쿠아마린 귀걸이를 카라핀으로, 왼쪽 손목에는 꽃 팔찌를. 꼭 빈 수첩에 무언가를 차곡차곡 채워넣은 것처럼 가는 길목마다 온통 친구들의 흔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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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거리낌 없는 / 주눅 들지 않는 / 호전적인

 

"그 가문이야 잘 알다마다. 어떻게 모를 수 있어? 안 그래도 얼마 전에 그 가문 축복의 세대랑 마주쳤는데 성격이 좀 변한 것 같더라고. 아 왜, 전에는 까칠해서 그런지 무뚝뚝해서 그런지 사람한테 말도 잘 안 걸었잖아. 이젠 모든 말이나 행동이 아주 거리낌 없이 당당하더라니까. 아무래도 가문을 일으켜 세운 것 때문이겠지. 거기다 원래부터 성격이 거친 편이라며? 이제 리안더 가 안에서 그 애를 건들 수 있는 사람은 아무리 잘 쳐줘도 가주 정도밖에 없어. 차기 가주가 자리를 물려 받으면 어떻게 되려나. 그때 되면 사실상 가주는 허수아비가 될 걸?"

- 예언자 일보 기자

 

여전한 장난기 / 좀 더 친근해진 / 웃음이 늘어난

 

"야, 쟤 이든이야? 진짜? 엄청 변했다. 아니, 원래 사고도 치고 장난도 곧잘 치는 놈이긴 했지만 그래도 알게 모르게 벽 같은 게 있었잖아. 주변 환경 때문인지 아무래도 좀, 그랬지? 믿기지가 않네. 사람이 죽을 때 되면 변한다더, (헥터! 하여간 너란 녀석은 말을 해도 꼭!) 아, 아야! 왜 때려! 틀린 말 한 것도 아닌데! 난 쟤가 저렇게 자주 웃는 거 못 봤단 말이야. 신기하게 웃음이 늘었네. 뭐 기분 좋은 일이라도 있나? 사람들 대하는 태도도 살짝 누그러진 것 같고… 역시 다 죽을 때가 돼서 그런, (헥터!!!) 아 알았어! 꼬집지 좀 마!"

- 어릴 적 친구, 헥터

 

무심한 다정함 / 흔들리지 않는 / 포기를 모르는

 

"성격이 장난스러운 거랑 표현이 무뚝뚝한 거랑은 별개지. 하지만 에이든은 하는 행동에서 애정이, 다정이 배어나와. 말까지 갈 필요 없이 눈빛이랑 손짓에서 전부 드러나는 거야. 난 에이든이 부쩍 강해졌다고 생각해. 물론 내 생각일 뿐이지만, 그도 그럴 게 죄다 힘든 일밖에 없었을 텐데 꿋꿋하게 서서 다 이겨냈잖아. 에이든은 결코 흔들리지도, 그만두거나 포기하지도 않아. 그건 불가능마저 가능하게 만들겠지. 이루기 전까지는 달리는 걸 멈추지 않을 테니까 말이야. 어떻게 꺼지지 않고 매번 타오르는 건지 가끔은 궁금해. 리카도가 보면 무척 기뻐하겠는 걸."

- 웃으며, 사촌 엘리노어

 

 

확고한 가치관 / 전부를 다 내걸어서라도 / 여전히 결코 울지 않는

 

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다시 겪으라면

나는 그렇게 할 거야

/장강명,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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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

용의 심금 . 12인치 . 약간 단단한 . 주목나무

 

- 밝은 갈색의 지팡이다. 조금씩 구불거리며 뻗어있으나 전체적으로는 곧은 모양새를 띠고 있다. 중간 부분부터 시작된 상아색의 나무장식이 지팡이를 휘감으며 타고 내려온다. 끝에 이르러서는 손잡이에 박힌 흑수정 주위를 둥글게 말아 감싸고 있다. 지금의 키에 비해선 조금 긴 길이인가 싶지만 앞으로 더 클 테니 상관 없겠지, 하고 안일하게 생각 중이다. 유연하기 보다는 단단한 편에 가까워 잘 휘지 않는다.

- 용의 심금을 사용해 다소 위력적이고 대담한 주문에 특화되어 있는 지팡이로 보인다. 특히 결투와 모든 종류의 자주 마법에 있어 공포스러운 평가를 받는 주목나무가 함께 사용되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 제작자 올리밴더의 말에 따르면 주목나무는 가장 드문 종류의 지팡이들 중 하나이며 그들의 이상적인 주인 역시 보기 드물다고 한다. 또한 주목나무 지팡이를 사용하는 사람이 다른 마법들보다 어둠의 마법에 끌릴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일부 사람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주목나무 지팡이에 가장 잘 맞는 마녀나 마법사는 똑같이 다른 이들의 맹렬한 보호자일 수도 있다. 악당들만큼이나 영웅들도 주목나무 지팡이를 자주 사용해왔다. 그의 경험상 분명한 것은 주목나무 지팡이는 결코 평범하거나 소심한 주인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 소년은 제 지팡이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야 누구도 아닌 자신을 선택한 지팡이니까, 거기에는 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여겼다. 네가 날 선택했듯이, 나도 널 버리지 않아. 끝까지 가보자. 우리가 어떻게 될지.

- 2학년 때 지팡이 손잡이 끝 부분에 붉은색의 깃털 장식을 두 개 달았다.

- 2학년 때 지팡이 손잡이 끝 부분에 붉은색의 깃털 장식을 두 개 달았으나 하나는 마지막을 약속한 친구에게 주었고 하나는 어느순간 떼어내버렸다.

 

우리는 실망할 뿐 절망하지 않는다.

/박주영, 실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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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네가 부를 때면, 나는 돌아 올 거야.

작별 인사는 필요 없어.

/Regina Spektor, The Call

 

 

01 에이든 R. 리안더

1-1 풀네임 에이든 리키 리안더 (Aiden Ricky Leander). 사람은 제 이름자를 따라 살아가기도 한다던데, 소년의 이름자를 조목조목 뜯어보면 재미있는 점이 참 많았다. 에이든, 태양신의 이름 중 하나로 '불타는 듯한' 이라는 의미. 리키, 부유하고 힘 센 사람. 리안더, 인류의 사자. 어느모로 보나 소년의 눈동자와도, 걸치고 있는 망토의 색깔과도 참 잘 어울리는 활자 투성이었다.

1-2 미들네임인 리키는 대부인 리카도(Ricardo)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미들네임을 굳이 밝히거나 소개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대부분 리키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지금까지 소년을 미들네임으로 부른 건 두 명 뿐이다.

1-3 애칭은 이든. 별칭 없이 그저 이름을 간단히 줄여 부르는 게 보편적이다. 이제는 이든으로 불리는 게 더 편하고 친근한 듯 보인다.

 

02 생일

2-1 생일은 3월 1일, 태몽은 커다랗게 부푼 꽃봉오리였다. 소년의 어머니가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꽃봉오리를 품에 한아름 끌어안자, 꽃망울이 일제히 터지며 꽃가루처럼 보이는 반짝임이 온몸에 내려앉았다고 한다. 소년의 어머니는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야 그것이 불꽃이었단 사실을 떠올렸다.

2-2 탄생화는 수선화다. 자존심이라는 꽃말을 가진 꽃이라 혹자는 소년과 참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2-3 수선화의 또 다른 꽃말, 고결.

 

03 순수혈통

3-1 리안더 (Leander) 가문은 대대적으로 순혈 마법사만 배출해온 유서 깊은 가문이다. 과거에는 가문의 일원 중 일부가 혼혈, 또는 머글과 인연을 맺기도 했으나 본격적으로 순혈우월주의 사상이 퍼지기 시작한 이래로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어디 사랑이 목숨과 영광보다 귀하던가.

3-2 위저드 게임 우승자가 속한 가문으로 유명했으나 그가 부적절한 사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마법부를 통해 밝혀지면서 몰락 위기까지 갔었다.

3-3 하지만 에이든이 자신의 대부이기도 한 그를 처단하면서 리안더 가문은 전보다 더 큰 명예와 입지를 얻게 되었다. 이로써 현 가주를 포함한 가문의 대다수가 에이든에게 함부로 간섭할 수 없게 되었다.

3-4 이 일 이후 가문에서의 위치는 사실상 차기 가주를 압박할 수 있을 정도. 정작 본인은 가주 자리에 별다른 관심이 없어 보이나, 그럼에도 원한다면 차기 가주가 자리를 받은 뒤 얼마든지 손에 쥘 수 있겠지.

04 대부

4-1 제2회 위저드 게임의 우승자이자 후플푸프 기숙사 출신의 호그와트 졸업생, 리카도 리안더. 그는 소년의 6촌 친척이자 대부였다. 가문의 일원 중 유일하게 축복 받은 두 사람이라 리카도는 어린 나이임에도 소년의 대부가 될 수 있었다.

4-2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반역자가 되었지만 그는 소년의 부탁으로 불사조 기사단에 대해 조사하다가 꼬리가 밟혔을 뿐이다. 한 번도 부적절하거나 불명예자였던 적이 없었다. 언젠가는 그 이름을 되찾고야 말리라.

 

05 애완 부엉이

5-1 애완 부엉이를 한 마리 가지고 있다. 이름은 레지널드 (Reginald). 통치자의 조언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겉으로만 보면 눈처럼 새하얀 부엉이지만, 날개를 펼치는 순간 안쪽에 숨겨져 있던 검은색 깃털이 드러난다. 깃털은 날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멀리서 보면 하얀색에서 검은색으로 점차 물들어가는 모양새다.

5-2 소년이 가문의 제약에서 자유로워진 후 편지를 가지고 열심히 날아다닌 덕에 적당한 몸집을 유지하고 있다.

 

06 그리핀도르

6-1 처음에는 부정적이었고, 달갑지 않았고, 애정도 없었다. 해봤자 게임 때 서로의 목숨을 맡기고 갈 사람들이 되겠지.

6-2 늘 따뜻하게 타오르는 모닥불, 인원수에 맞춘 마시멜로 코코아, 하트가 잔뜩 그려진 메모지, 돌아가며 남기는 안부 인사, 협탁에 올려두는 쿠키, 투닥거리면서도 들리는 웃음소리, 반장에 의해 뜯긴 벽지, 서로에게 벽 보고 벌 서게 하기, 큰소리로 기합 넣기, 친구와 잔뜩 싸웠다가 화해하기, … 서로 믿는다고 말하기.

6-3 이젠 없으면 안 돼. 나한테는 남은 게 없어. 더 잃고 싶지 않아. 무엇을 걸어서라도 끝내 지켜내고 싶은 사람들이 되었다. 우리는 손을 잡을 것이다. 함께 학교를 나설 것이다. 같이 졸업할 것이다. 그렇게 만들고야 말 것이다.

 

07 마법

7-1 호전적인 성격에 맞게 입학 전부터 공격 마법 위주로 연습했고 학년이 올라가서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으나 의외의 결과로 창작반에 들어가게 되었다.

7-2 뭐든 상관 없어. 너희한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08 좋아하는

8-1 대부, 리카도. 여전히 가장 좋아하는 사람.

8-2 의외로 조용하고 한적한 장소보다 어느정도 소란이 있는 곳을 더 좋아한다. 지금처럼 조용해진 학교라면 더욱 더, 웃음소리가 듣고 싶다.

8-3 그리핀도르. 그리고 학교의 친구들.

 

09 싫어하는

9-1 어느 순간부터인가 싫어하는 것을 굳이 사서 드러내지 않았다.

 

10 특기

10-1 반발심에 힘 입어 부모에게 반항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이리저리 뛰어다닌 덕분인지 체력이 좋은 편이었다. 보호 마법으로 인해 감각도 어디 하나 다친 것 없이 멀쩡하게 평균 이상을 유지 중이다.

10-2 편지 쓰기. 당연히 갖춰야 할 교양과 덕목이라며 가문이 교육 시킨 결과 유려하고 단정한 글씨체로 편지 쓰는 법을 익혔다. 이에 따라 필기 등 글자를 적어야 하는 활동이라면 뭐든 지치는 일 없이 수월하게 소화해낸다.

10-3 정리정돈. 본인에 대한 자부심, 자존감, 자존심 세 박자가 하늘을 가르는 만큼 기본적인 자기관리를 굉장히 잘하는 편이다. 그 중 하나가 자신이 사용하는 방과 물건을 정돈하는 것.

 

11 버릇

11-1 스킨쉽이나 접촉에 있어 담담하다. 소년의 성격을 떠올리면 좀처럼 상상이 되지 않지만 사실이다. 소년은 타인을 경계하는 듯하면서도 손은 망설임 없이 잡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11-2 긴 앞머리를 쓸어 넘기거나 오히려 반대로 내리눌러 시야를 가리는 버릇. 손으로 눈을 덮고 난 후에는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얼굴을 천천히 쓸어내리곤 했다.

11-3 랜턴을 밝게 켜놓고 자는 버릇. 최근 들어 더욱 심해졌다. 푹 잠들지 못 하고 수시로 깨거나 뒤척이는 일은 이제 매일 겪는 일상이다.

11-4 늘 붕대를 가지고 다녔다. 어차피 보호마법 있는 동안은 다치지도 않을 텐데 뭐하러? 딱히 붕대를 두르거나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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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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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데아 시즈 ]

앙숙에서 절친까지

 

순혈 그리핀도르와 머글 래번클로의 조합. 어째 대뜸 내뱉는 첫마디부터 양쪽 다 심상치 않더라니 아니나 다를까, 둘은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부터 곧장 으르렁거리며 부딪히기 시작했다. 마주치기만 하면 시비가 걸려 사사건건 투닥거리는 앙숙이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아마 처음에는 순혈과 머글이라는 점도 크게 한 몫 했겠지. 순수혈통인 에이든은 안데아를 이해하지 못 했고, 머글본인 안데아는 에이든을 이해하지 못 했으니. 아니, 그저 지고 싶지 않은 마음 하나였을지도 모르겠다. 둘 다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바람에 싸울 때면 서로 한 마디도 안 지려고 눈에 불을 켜고 스파크를 튀기던 모습이 여즉 눈에 선했으니까. 이러다가 미운 정이라도 들 성 싶었는데, 정말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정이 들어버려 없으면 허전한 존재가 되더니 여러 일을 함께 겪으며 어느새 가까운 친구 사이가 되어 있었다. 처음부터 열심히 싸운 덕분인지 무슨 얘기를 꺼내도 한 꺼풀 더 솔직해질 수 있는 편한 친구다. 물론 지금도 복도에서 마주치면 시비조로 말을 걸기도 하지만 둘의 입장에서는 좋은 아침, 정도의 인삿말로 통용되고는 한다. 이러나 저러나 정이라는 게 제일 무섭지. 둘 다 현실을 알고 있음에도 친구라는 이름 아래 기꺼이 온기를 나누는 걸 보면. 에이든은 방학 때 안데아가 먹고 싶다고 말한 간식거리를 보내주기도 하고, 안데아는 이따금 가라앉은 모습을 보이는 에이든을 위해 어깨를 내어주기도 한다. 다정한 말투 대신 온통 무뚝뚝하고 틱틱거리는 목소리 뿐이지만 그간 쌓인 정만큼 서로 걱정하며 응원하고 있다. 고맙다는 말도 잘 안 해주는 멍청이. 내가 잃기 싫은 사람에는 너도 포함되어 있어.

 

[ 리비 앰브로즈 야크 ]

죽고 못 사는 친구

 

에이든은 제가 다른 이를 내려다 보는 건 익숙했으나, 누군가 자신을 그렇게까지 내려다 보는 건 오랜만이었다. 시선부터 하는 말까지 도통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한 곳도 없었다. 너랑은 기필코 척을 지고야 말겠다. 분명 그렇게 생각했는데, 걸려오는 시비에 하나하나 반응하다 보니 오히려 재미 붙인 리비가 매일같이 장난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부딪히는 일마다 서로 놀리고 짜증내길 반복한 끝에 결국 친한 친구가 된 케이스. 예전에 비하면 지금은 그래도 리비의 장난에 잘 대응하는 편이다. 1학년 때는 매번 짜증내고 성질내느라 바빴었는데 말이야. 종종 역으로 에이든이 리비를 먼저 골려주기도 한다. 비록 최악의 첫인상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함께 투닥거리는 것이 재미있는 친구다.

 

[ 페이 D. 포르테 ]

유일함, 구원, 그리고 봄

 

같은 기숙사가 아니었다면 말을 섞기는 했었을까 싶을 정도로 달랐다. 외모도, 성격도, 신념도. 무엇보다 페이는 이상적이고 이타적인 반편 에이든은 현실적이고 이기적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런 걸 두고 상호보완이라고 하던가. 다른만큼 더 빈틈없이 맞물린 관계는 어느새 의지할 수 있는 친한 친구 사이가 되어 있었고, 특히 에이든은 신념이 강하고 따뜻한 페이의 곁에 머무르면서 가치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아직 넥타이 묶기에 서투른 페이를 위해 가끔 시간을 내어 리본 묶는 법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알려주기도 했다. 덕분에 페이는 곧잘 넥타이를 묶고 다닐 수 있게 되었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인 동시에 가장 미움 받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상처 받을 리 없잖아요. 처음으로 그렇게 말해준 사람이니까. 세상 사람들이 다 등을 돌려도 너만 날 알아주면 돼. 정말 상처 주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리 걱정했던 날도 있었지만 더이상은 하지 않기로 했다. 믿어. 유일하게 첨언 없이 믿기로 한 사람이다. 내가 너를 믿고 네가 나를 믿는데 더 덧붙일 말이 필요하지는 않잖아. 에이든이 힘들 때 습관적으로 어깨에 얼굴을 묻으면 페이는 그 다정함으로 보듬어주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싫어하지 않는다고, 미워하지 않는다고 말해주었다. 떠나지 않는다고, 옆에 있겠다고 안심 시켜주었다. 어떻게 구원이 아닐 수 있으랴. 더불어 둘만의 암호도 생겼다. 머리 장식을 건드리거나, 어깨를 세 번 두드리거나, 손을 잡고 깍지를 끼는 등의 암호. 그럴 때마다 미리 정해둔 말을 나누고는 한다. 그게 이 회색빛 세상에서 더없는 위로가 된 모양이다. 그 순간만큼은 온통 봄의 색으로 보였으니까.

 

[ 테디 블랙번 ]

말 없이도 솔직해질 수 있는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광경이 있다. 입학식 날, 유독 제 기숙사의 휘장 아래에서만 박수 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그때. 박수를 치기 위해 손을 올린 자신보다 한 박자 앞서 박수를 치던 사람이 있었다. 아무도 환영해주지 않는 곳에서 외로운 축하를 공유한 그 애가 나중에 알고 보니 제 룸메이트였더란다. 같은 기숙사, 그 중에서도 좀 더 깊은 인연으로 시작된 관계는 갈수록 견고해졌다. 또 다른 룸메이트인 필립과 함께 어울려 놀고, 간식을 나눠 먹기도 하고, 또 이런저런 장난을 주고 받고.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잠들기 전 랜턴 하나를 켜놓고 좀 더 안쪽에 있는 이야기를 주고 받기 시작했다. 밖에서는 말 할 수 없는 생각들, 자존심 때문에 눌러둬야만 했던 고민들. 전부 테디에게는 얘기할 수 있었다. 친분보다 두터운 신뢰를 기반으로 한 언행이었다. 그 높던 자존심도 조금은 누그러트릴 만큼 믿고 있는, 그야말로 가장 든든한 친구. 이 관계는 학년이 올라가고 함께 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니까, 이제는 테디의 존재만으로 위로가 될 정도로. 어리광처럼 안아오는 것도 사실 저를 위로해주기 위한 것이란 걸 다 알고 있다. 굳이 서로에게 묻지 않는다. 묻지 않아도 누구보다 솔직한 심정을 주고 받을 수 있으니까. 밖에서는 결코 내보이지 않는 여러 모습조차 테디의 앞에서 드러내는 일도 있다. 정확히 말하면 친구들에게 세심히 신경 써주는 테디가 먼저 알아챈 것을 깨닫고 숨기지 않았을 뿐이지만. 어쨌든 밖에서 보일 수 없기 때문에 가장 비밀스러운 공간인 기숙사 방 안에서만 조금씩 나오는 모습을 알고 있는 건 오직 테디 한 명이었다. 테디는 재촉하지 않는다. 섣불리 위로를 건네지도 않는다. 그저 묵묵히 옆을 지키고 서 있을 뿐이다. 그런 사람에게 어찌 믿음을 주지 않을 수 있는지. 사람 대 사람으로서 가장 믿는 사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테다.

[ 뤼세트 파텔 ]

선생님과 제자, 무언의 약속

 

호그와트 건물 뒤, 유독 곧게 자란 나무 한 그루. 어느 날부터 그곳 나무에는 가로로 된 선이 하나씩 새겨지기 시작했다. 뤼세트와 에이든이 한 달에 한 번씩, 정확히는 달의 마지막 날과 새학기가 시작한 날마다 키를 표시해둔 흔적이었다. 1학년 때보다 더 많이 자란 사람이 이기는 거야. 졸업할 때 확인하자. 졸업식까지 남아 이 나무를 마지막으로 보게 될 사람은 누구일지, 잠깐 떠오른 생각은 조용히 묻어두었다. 그래, 그렇게 작은 내기를 한 사이. 그러면서 뤼세트는 에이든의 선생님이기도 했다. 자라면서 머글은 하찮은 피란 말만 주입식으로 배운 에이든은 학교에 다니며 만난 머글본 아이들을 보고 의문이 생겼다. 저들과 우리가 무엇이 다르지? 고심한 끝에 머글본이자 책 읽기를 좋아하는 뤼세트에게 말을 꺼냈다. 너희가 사는 세상에 대해, 너희에 대해 알려 줘. 그렇게 에이든은 뤼세트와 함께 금기시 된 문화에 손을 뻗었다. 다만 뤼세트가 매번 열정적으로 준비해오는 자료의 양은 좀처럼 적응하기 어려운 모양. 볼 때마다 당황스러워 하지만 그래도 선생님으로 인정한, 고마운 친구다. 스승과 제자는 닮는다는 건지, 학년이 올라가며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둘은 유독 의견이 잘 맞았다. 정확히는 지향하는 이상의 지점이 비슷하다고 해야겠다. 둘 다 자신의 기숙사를 가장 사랑하는 것은 변함 없었으나 학년 친구 전체를 살리고자 하는 마음가짐 역시 누구보다 강했다. 희망을 선명하게 붙잡는 것도, 불의에 곧장 나서는 것도, 모두를 살리기 위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전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둘은 주문 따위가 없어도 평생 깨지 못 할 약속을 했다. 네가 죽으면, 내가 죽으면, 서로를 살리자고. 나의 차선책은 너야. 뜻을 모은 둘은 서로에게 미래를 안겨주기로 했다. 행여 어쩔 수 없이 죽음을 맞이한다 해도 두렵지 않다. 네가 살려줄 거잖아, 루. 그렇지?

 

[ 에셀레드 C. 루이즈 ]

같은 하늘 아래에 선

 

말도 안 되는 짓이었다. 들키는 순간 가문에서 제명을 당한다 해도 할 말이 없는 위험천만한 행위였다. 하지만 에이든은 오늘도 에셀레드를 만나기 위해 고요한 밤하늘을 건넌다. 아무도 없는 곳, 누구의 귀도 듣지 않는 곳에서 에셀레드와 에이든은 모두가 침묵시키려 하는 이야기를 입에 담았다. 혈통, 차별, 게임, 불합리, 그리고 이 체제에 대해서. 처음, 에셀레드 앞에서 속내를 숨기던 에이든은 갈수록 빛나는 에셀레드의 올곧음을 보며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었다. 너한테는 말해도 될 것 같아. 그만큼의 신뢰를 느꼈다. 현명한 래번클로라서가 아니야. 너는 래번클로이기 이전에 에셀레드니까. 에이든은 앞으로도 에셀레드와 함께 계속 걸어갈 생각이다. 분명 그랬는데, 에셀레드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당최 알 수 없을 만큼 그는 변했다. 긴 대화를 주고받고 서로의 의견 나누는 것을 즐기던 친구사이는 이제 없다. 늘 예고했던대로 에셀레드는 홀연히 사라질 사람처럼 보였다. 에이든은 그런 에셀레드를 원망하지 않는다. 온전히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이해는 한다. 그저 입장이 다를 뿐이란 것을. 이상을 잃고 현실로 떨어진 그가 납득되지 않지만, 딱 하나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둘은 같은 하늘 아래에 있다는 것이다. 아마 에이든은 그 사실 하나만으로 좀 더 많은 길을 버틸 수 있겠지. 이제 더이상 하늘을 꿈꾸지 않는 친구라 해도, 그때의 너는 명백히 빛나는 별이었으니.

 

[ 에리카 P. 마가렛 ]

크리스마스 친구

 

연회장에서 함께 편지를 쓰며 첫인상에 대한 대화를 나눈 걸 계기로 크리스마스 때마다 편지를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다. 그야말로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존재였다. 한 번은 에리카의 편지만 줄곧 기다린 적도 있었고, 그 날 답신에 에리카가 좋아하는 진주와 에메랄드 소재의 장신구를 함께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그 목걸이, 잘 착용하고 있을까. 궁금하긴 하지만 어찌 되었든 선물을 받은 순간 에리카가 기뻐했다면 그걸로 됐지. 둘은 그렇게 서로에게 가장 기분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 친구가 되어 갔다. 여담으로 에이든이 귀를 뚫는다고 결정한 데에는 에리카의 공이 컸다. 에리카는 이미 입학 전부터 귀걸이를 착용했던 적이 있으니까.

 

[ 카시어스 A. 로건 ]

생일 축하해

 

한 번도 생일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어. 카시어스는 그렇게 말했다. 에이든은 단지 그걸 지나칠 수 없었을 뿐이다. 둘의 관계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생일 선물을 받아본 적 없는 카시어스를 위해 에이든이 매년 생일마다 챙겨주기로 한 것. 설득 끝에 받고 싶은 선물에 대해 물어봤을 때 카시어스는, 친구 집에 놀러가 친구 부모님께 자신이 친구라고 소개 받기 원한다고 했다. 그건 선물이 아니잖아. 투덜거렸으나, 에이든은 카시어스가 원하는 바를 그대로 안겨주었다. 부쩍 친해져 카시어스를 아서라는 미들네임 애칭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도 이맘때쯤. 에이든은 카시어스의 탄생석인 가넷으로 장식한 문캐쳐를 또 다른 생일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카시어스는 답례로 에이든의 생일에 탄생석인 아쿠아마린 귀걸이를 선물해주었지. 이 귀걸이는 에이든 생애 첫 귀걸이가 되었다. 장난스럽게 묻고 싶은 게 있는데, 하면 누구를 하고 대답하는 재미있고 든든한 친구.

[ 아이나르 A. 모리 ]
아침 식사 메이트

평소처럼 일어나 룸메이트들 침대맡에 쿠키를 두고 연회장에 나왔던 날. 일찍이 아침 식사를 챙기고 있는 아이나르를 발견하고는 별 생각 없이 다가갔던 게 새로운 일상이 되었다. 내 건. 짤막하게 묻는 장난기 섞인 말에 아이나르는 다소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이면서도 묵묵히 제 몫을 덜어냈고, 이는 아침에 마주칠 때마다 하는 인삿말로 굳어졌다. 그리고 얼마 뒤부터는 아예 두 명분의 식사를 챙겨온 아이나르와 나란히 아침식사를 하고 있더랬지. 말투가 무미건조하긴 하지만 어느정도 솔직하고 통찰력 있는 사람이란 생각에 알게 모르게 조언을 얻고자 말을 꺼내는 일도 조금씩 잦아졌다. 침묵 속에 덩그러니 남겨져도 어색하지 않을 편안한 친구 중 한 명.
 

[ 힐다 더글라스 ]

끝까지 함께 할게

 

힐다 더글라스. 아니, 힐다 실베스터. 그 이름 외에는 인정하지 않는다. 결코 더글라스라는 이름을 입에 담지 않을 정도. 4학년을 기점으로 변해버린 힐다를 무척 싫어하고 기피하며 증오하고 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나 어렴풋이 전해들은 더글라스 가문의 이야기, 그리고 힐다의 변화를 보며 그에게 있었던 일을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의 밝은 기운도, 긍정적인 마음도, 용감한 심지도 전부 잃어버린 힐다는 더이상 친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친구가 아니기 때문에 마음껏 미워하고 비난할 수 있다. 에이든의 눈에 힐다는 자기자신과 신념을 전부 잃어버린 것처럼 보였으니까. 다만 증오하기 이전에 힐다 실베스터로서 함께 했던 많은 시간과 기억 때문인지 완전히 내치지는 못 했다. 가능하면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힐다를 데리고 다시 빛으로 이끌어주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에이든은, 몇 년 전 힐다의 손을 잡고 했던 약속을 떠올리며 지금의 힐다라도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그 끝이 어떻게 바뀌었을지는 모르지. 뭐가 됐든 너의 마지막을 내 눈으로 보겠다는 심정이다. 설령 그게 자신의 손으로 힐다를 죽이는 일이라 해도. 그렇게 결심했다. 그런데 또 뭐에 흔들렸는지 고개를 돌려놓고서는 끝끝내 외면하지 못 하고 돌아가 다시 한번 손을 뻗었다. 처한 환경이, 입장이, 상황이 다를 뿐이다. 힐다의 잘못이 아님을 에이든도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제 친구를 앗아간 것만 같은 느낌에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 증오하는 사람. 싫어하고 원망하는 사람. 하지만 그 이전에 그리핀도르이고, 친구인 사람. 여전히 모르겠다. 힐다의 마지막을 자신의 손으로 장식할지, 그도 아니면 힐다와 함께 꾸역꾸역 빛으로 걸어가고자 할지. 확실한 것은 끝이란 것에 다다를 때까지 다시 맞닿은 손을 놓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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