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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못한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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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테디 블랙번 / Teddy Edgar Blackburn

 

생일

: 6월 29일

 

성별

:  남성 

 

키 / 몸무게

: 174cm / 67.1kg

혈통

: 순혈

 

국적

: 아프리카계 영국인

/ 나이지리아

 

기숙사

: 그리핀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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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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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아버지 사무실에서 아장아장 걸음마를 뗀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다 컸네.

- 챔피언처럼 걷죠. 다음 학기엔 뛸 거예요.

/ 친애하는 백인 여러분

 

 

테디, 뛰고 있어?

글쎄. 애매한 표정이지만 적어도 위쪽으로는 쑥쑥 나아가고 있다. 2년 간 자란 키가 어느덧 8센티로 170대 중반에 도달했다. 너 1학년때부터 최장신이었잖아. 쫓아갈 틈 좀 줘. 혼자 너무 욕심이 많은 거 아냐? 미안. 아마 일찍 다 크려나 보다. 이대로 멈출지도 모르잖아. 주위 투정에는 언제나 가벼운 웃음으로 대신한다. 그러나 여전히 키에 비해 팔다리가 길고 손발이 큼직하다. 의문 섞인 주위 눈초리도 그대로다. 어디까지 클 셈이야, 너.

그래도 이제 자연스럽게 웃는 거 하나는 잘하더라. 새로 사귄 친구들이 그렇게 좋아?

 

좋아. 금세 화사한 웃음이 번진다. 특유의 날카로운 눈꼬리가, 사람이 어쩜 저렇게 달라질 수 있나 싶을 만큼 누그러든다. 난 내가 웃어봤자 소용없는 사람인 줄 알았어. 근데 아니더라고. 오, 그래, 사실 전부 연기였지. 분명 너희랑 거리 두려고 했던 것 같은데. 짙은 고동색 눈동자에는 이제 알록달록 온갖 색을 껴입은 친구들이 담긴다. 고지식한 콧날에는 2년 간 함께하며 기억하게 된 친구의 체향이 감돌고, 그리핀도르의 모닥불과 마시멜로를 띄운 코코아 냄새가 한껏 곁들여진다. 무뚝뚝하게 다물렸던 입술은 장난치듯 호선을 그린다. 너 꼭 다른 사람 같네. 맞아, 다른 사람이야. 이상해? 그러니까 누가 그렇게 소중하래? 또 웃는다. 그러나 이따금 생각이 많아진다. 너희와 함께 있음에도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을 때가 있다.

 

머리 동그란 건 여전하네, 우리 테디 베어. 감촉도 여전히 까끌까끌하니?

 

응. 아직은 부모님께 잔뜩 귀여움 받고 싶은 어린 아들이니까. 물론 어리다기에는 이미 듬직하게 자란 외모로, 종종 부모님께 징그럽다는 장난을 당하기도 한다. 조금만 더 귀염둥이로 있게 해주세요. 머쓱하게 제 머리를 쓰다듬는 손끝엔 여전히 까끌까끌한 감촉이 느껴진다. 동그라니 예쁜 두상 라인도 함께. 슬슬 타고난 곱슬 관리 방법을 배울까 했으나, 별 관심 없는 탓에 디데이가 자꾸 미뤄지고 있다.

 

망토 후드는 왜 자꾸 쓰고 다녀. 나쁘진 않은데… 않은가? 가끔 좀 사이비 신도 같아.

너 아직 좀 얼굴 무섭거든? 아니지, 안 웃으면 예전보다 더 무서워! 그것 좀 벗어!

 

싫어. 벨도 뒤집어쓰고 다니는데 왜 나한테만 뭐래! 야, 벨은 팅커벨 같거든? 어디서 걔랑 너랑 비교하냐. 티격태격 말싸움이 일상에 새로 끼어들었다. 그새 망토 후드를 줄곧 뒤집어쓰고 다니는 습관이 생긴 탓이다. 사람이 좀 그럴 수도 있지. 뭐가 그럴 수도 있지야. 넌 절대 아니거든. 애써 우정으로 극복한 무서움이 후드에서 다시 솟아나는 느낌이란 평이 많다. 덕분에 웃는 표정 다음으로는 어이없는 기색을 가장 많이 드러낸다. 나는 그냥 벨이랑 뭐든 같이 해주고 싶은 거야. 그렇게 말하고 끝까지 고집을 부린다. 키가 쑥쑥 자라 새로 맞춘 교복을 입었으니 여전히 정갈한 핏이다. 옷차림에서 바뀐 것이라고는 모자 하나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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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MBTI 선의의 옹호자(INFJ-T)

모든 인간은 창의적인 이타주의의 빛 속을 걸을 것인지,

아니면 파괴적인 이기주의의 노선을 걸을 것인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 Martin Luther King

 

다정한|협력적인|너그러운

누구? 아, 걔. 오랜만이네. 걔 아직도 그러고 산대? 아니, 무뚝뚝해서 재미없던 시절 말고. 말랑말랑 녹아버린 게 언젠데 넌 아직도 그런 소리를 하냐. 걔 이제 그냥 곰젤리잖아. 자기 친구들이랑 엄청 좋아죽던데 무슨. 마법약 제조 대회며, 결투 클럽이며 그리핀도르 꼬마들 입장에서는 겁먹을 일이 많았잖아. 난 그래서 처음엔 애가 잠깐 겁에 질려서 제정신이 아닌가 싶었지. 어떻게 걔한테서 그런 표정이 나오지? 무려 사방에서 괜찮게 평가 내릴 정도로 밝아졌더라고. 듣기 좋은 말도 잘하고 잘 웃는다고.

이타적인|투쟁하는|결단력 있는

근데 대체 왜 후드는 맨날 뒤집어쓰고 다닌대? 답답하지 않나? 아무리 비가 자주 온다지만. 걔랑 그 금발머리 단짝 있잖아. 둘이서 무슨 쌍둥이처럼 푹 눌러쓰고 같이 다니는 것도 봤는데 웃기더라. 단짝은 나름 귀여운데 우리 곰돌이는 어째 볼수록 영 칙칙하니 둔해보인단 말이지. 자기 이미지도 밝게 잘 바꿔놨으면서 왜 굳이? 무슨 이유라도 있나? 단짝 표정이 좀 안좋기는 했는데, 뭐 또 처음 입학했을 때처럼 자기 친구 챙긴다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어, 맞아. 멍청한 순혈이라고 소문 돌던 애 걔 맞대. 걔네야. 테디 블랙번이랑 벨 다이앤타.

성실한|계획적인|인내하는

하여튼… 이해 못할 애들이란 말이지. 그 깔끔 떠는 부지런한 애가 친구 따라간다고 칙칙한 후드는 잘만 쓰고 다니네. 어어, 걔 예전에 신고 다니던 신발 상태 봤잖아. 깨끗하게 청소하는 마법 주문도 안 배웠을 나이에 맨날 반짝반짝한 흰 신발 신고 다녔던 거. 기억 안 나? 아냐, 뭐, 까먹을 수도 있지. 우리한테 그렇게까지 중요한 애도 아닌데다 벌써 2년 전이니까. 시간 빠르네. 어쩌면 시간이 흐른 만큼 걔도 예전보다는 자기 계획에 느슨해진 걸지도 모르고. 일상 어느 한 부분을 기꺼이 참고 양보할 만큼 친구가 소중한 걸 수도 있고. 참 눈물겨운 우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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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

 

 

 

 

 

@cab_commission님 커미션

 

 

백향목 / 유니콘 털 / 12.6inch / 단단한

 

Wand Woods. 백향목 지팡이는 총명함과 통찰력이 있는 사람을 완벽한 주인으로 여긴다. 그러나 이에 덧붙여 나는 특히나 자신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고통받는 경우 이를 묵과하는 백향목 지팡이 주인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언급해둔다.

Wand Cores. 유니콘 털은 일반적으로 가장 일관적인 마법을 만들어내고, 변동과 막힘과 가장 거리가 멀다. 유니콘 털을 중심 재료로 갖는 지팡이들은 일반적으로 어둠의 마법으로 돌아서기 가장 어렵다. 이 지팡이들은 모든 지팡이들 중 가장 충실하며, 보통 주인의 성취 여부와 상관없이 첫 주인과 강하게 결착한다.

 

Wand Lengths. 내가 경험해 본 바에 따르면, 긴 지팡이가 키가 큰 마법사들에게 적합할 수도 있겠지만, 긴 지팡이는 강한 성격을 가지고 더 널찍하고 극적인 방식으로 마법을 부리는 주인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

 

Wand Flexibility. 지팡이의 유연성이나 경직성은, 지팡이와 그 주인의 결합이 얼마나 유연한지 또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는지를 나타낸다.

 

/ Pottermore, 번역 글쟁이(jinechunha)님

 

 

"나는 자네의 혈통에 대해 관심이 전혀 없지만, 만약 조금이라도 머글과 연관이 있다면…

자네에게 힘이 되어 줄 지팡이를 골라주는 것 밖에는… "

/ Deo Volente

 

몇 번 착오를 거치고서야 사방에 기분 좋은 바람이 불었다. 자네 짝은 그 아이로군. 뒤이어 올리밴더의 간단한 설명이 이루어진다. … 어때, 이 정도면 마음에 드나? 물음에 답하기까지, 찰나 침묵이 따른다. 이 지팡이는 방금 선택한 자기 주인이 무슨 짓을 저지를 생각인지 알까? 네 주인은 순혈이지만 보편적인 순혈 마법사 사상에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네게 부탁하게 될 도움은 그들과 조금 다른 거야. 그럼에도 우리는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까? 대답 없는 지팡이를 조심스레 휘둘렀다. 나지막이 고개를 끄덕여본다. 아끼던 푸른 보석을 선물로 내놓아 지팡이에게 달아주었다. 섬세한 은장식 또한 추가되자 한층 멋드러져 보여 자신은 물론이고 지팡이의 마음에도 쏙 들었으리라 믿는다. 그러니 앞으로 한번 잘 해보자. 내 힘이 되어줘. 잘 부탁해.

 

혼자 마음속으로 지어준 지팡이의 이름은 크리스. 주인 이름과 붙여 크리스마스 테디 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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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Teddy 신의 선물

Adgar 행복을 만드는 사람

Blackburn 진흙투성이 물가

 

6. 29.

붉은 제라늄 그대가 있기에 사랑이 있네

사과나무 사랑

진주 부귀

게자리

오른손잡이

 

 

1. 순혈 가족의 순혈 외아들. 놀랍게도 자진해서 그리핀도르에 들어왔다.

 

1-1. 기숙사 배정식 이후 교내에 가벼운 소문이 돌았다. 머글 태생을 전력으로 돕는 멍청한 순혈이 있다더라. 불쌍한 그리핀도르에 자진해서 죽으러 간 멍청한 순혈이 있다더라. 우월한 핏줄에게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며 교수진 측에서 소문을 진작 정리했으나, 여전히 은근한 질문을 받는다. 그거 혹시 너 아니야? 너 맞지?

 

1-2. 묘한 눈초리로 보던 순혈우월주의 교수들과 몇 번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모자와 무슨 얘기를 나누었는지, 그가 멋대로 배정했더라도 네 의견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었을 텐데 어째서 그대로 받아들였는지, 혼혈과 머글 태생 마법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철저한 사상 검증이 이루어졌으며 그에 대해 매번 거짓된 답변을 꾸려내 조심스레 빠져나왔다. 면담이 진행된 날 밤은 으레 악몽을 꿨다.

 

1-3. 네 부모님은 가난해서 생계를 위해 뭐든 한다지. 둘 다 공연 연출가라던데… 스스로 재산을 불릴 줄도, 제대로 된 후원자를 얻을 줄도 모르는 어중이떠중이인 게로군. 웬만한 순혈 예술가 집안에서는 드문 일이야. 어쩌다 그런 양반들이 우리 핏줄에서 나왔는지 원… 분명 선대에 알지 못하는 더러운 피가 섞였을 거다. 그러니 그 자식놈도 입학하자마자 별 한심한 소문이 다 따라붙지. 정신 똑바로 차려. 

(…)

부모님이 이따금 필요에 의해 머글들과도 협업한다고 들었다. 먹고 살고자 행하는 일이라지만 마법 세계 내부 평판이며 지위도 좀 생각해야 하지 않겠니. 안 그랬다간 자칫 일가족이 몰살당할지도 몰라. 네가 훗날 위저드 게임에서 슬리데린과 래번클로의 명예를 빛내주며 희생당하는 시나리오는 어떠냐. 순혈로서 우월한 입지를 다지지 못하고 더러운 핏줄들과 어울린 최후는 결국 그런 것이라고 연출하며 사방에 알려. 그래야 네 부모님도 더 정신 차리지 않겠어?

 

1-4. 부모님은 오케스트라 극장의 무대 연출을 도맡는 사람들이었다. 유익한 경험은 일찍 해볼수록 좋아. 유소년 모임에는 네 또래 친구들도 많고, 정말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수 있단다. 그런 이유로 어린 시절부터 줄곧 부모님 일터에 따라다녔더랬다. 분주한 어른들 틈 어린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얌전히 앉아 리허설을 구경하거나 청소를 돕는 정도였지만, 부모님을 비롯한 많은 사람과 자신이 함께 노력해 만들어내는 무대라는 사실에 매번 가슴 뛰고는 했다. 그중 감히 누구에게도 서열을 매길 생각은 하지 못했다. 다들 대단해. 한 사람이라도 없었다면 이런 아름다운 공연은 나오지 못했을 거야. 누구든 함부로 무시하면 안 돼. 작은 역할이라도 존재 의의는 꼭 있는 거니까.

 

1-5. 있잖아, 오늘도 진짜 멋졌어. 나도 꼭 엄마 아빠 같은 사람이 될래. 귀갓길 일상 애교가 사뭇 진지한 결심으로 바뀐 시기는 열 살 무렵이었다. 그러니까, 벨 다이앤타가 유소년 모임에서 정식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성장한 때부터 테디의 꿈도 시작되었다. 그는 극장 일원 모두를 똑같이 사랑하는 와중에 묘하게 자꾸 시선이 가던 바이올린 연주자였다. 실력이 워낙 대단하기도 했지만, 대뜸 달려와서는 반갑다며 머리로 들이받는 게 애정표현인 친구였으니 기억에 안 남을 리가 없었다. 이따금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나왔으나 매번 참고 안아줄 정도로 벨은 소중한 친구였다. 꿈을 함께하는 것도 모자라, 머글 태생 마법사로서 1년 뒤 호그와트 입학장을 나란히 받게 되기까지 했으니 더군다나 그랬다. 말했잖아. 누구든 함부로 무시하면 안 돼. 벨도 분명히 자기 역할을 가지고 있는 친구니까 출신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원래… 이게 당연한 건데.

 

1-6. 부모님 가르침 역시 그랬다. 생계부터 꾸리기 바빴던 부모님은 선대에 그다지 큰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가문에 어떤 역사가 있는지, 조상 중에 이름을 널리 알린 분은 계신지. 다만 그들이 왜 먼 옛날 아프리카에서 영국 땅으로 건너와 정착하게 되었는지는 단 한 가지 이유로 짐작했으며, 아들에게 늘 가르쳤다. 강자에게 강하게, 약자에게 약하게 대하렴. 행여 네가 어떤 차별을 당해 앙심을 품더라도 그와 별개인 약자에게 고스란히 대갚는 짓은 하지 말렴. 우리는 물론 네가 오래도록 건강히 살아가기를 바라지만, 자신보다 곁에 있는 약자를 먼저 지키기 위해 용기 낸대도 무척 자랑스러울 거야. 그런 교육 아래 벨 다이앤타를 만나게 된 건, 어쩌면 운명과도 같았다.

 

1-7. 래번클로나 후플푸프도 있었잖아. 왜 하필 그리핀도르야? 그야 벨이 원했으니까.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어.

 

1-8. 다만 교수 면담 이후 기숙사 바깥에서는 되도록 벨과 어울리지 않는다. 방과 후 복습을 위해 기숙사로 서둘러 돌아가는 발걸음은 사실 벨과의 만남을 위한 것이다. 공포를 모르는 군인은 일찍 죽는대. 미안해, 벨. 아직은 용감하게 맞설 때가 아니야. 조금 더 몸을 낮추고 기다리자. 울지 마… 내가 미안해.

 

 

2. 아프리카가 마음의 고향 격이나 아직 가본 적 없다.

 

2-1. 호그와트가 아프리카 마법 학교와 국제 교류를 시켜주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에 내심 부풀어있다. 와가두 말야.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어. 하지만 그런 특혜는 순혈 학생만 받을 수 있겠지. 와가두 애들이 마침 애니마구스 천재들이라잖아. 보낸다면 순혈한테만 배워오라고 쏙 골라서 보낼 게 뻔해. 벨도 분명 궁금해할 텐데. 그 애가 못 가면 나도 안 갈래. 고개 젓는다.

2-2. 애니마구스 재능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영국에서는 너무 어려운 마법이라 어른들도 쉽게 못쓴다지만… 어쩌면 나는 조금 특별하지 않을까? 그 애들이 잘한다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제대로 익히기만 하면 위저드 게임에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될 텐데. 게임 플레이는 당연하고, 후원자들을 설득하기에도 한층 수월할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더욱 욕심내며 이런저런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 동물 종류는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내심 표범이길 바란다.

2-3. 이왕이면 검은 표범. 패트로누스는 하얀 빛이 난대. 근데 애니마구스는 그게 아니니까, 어쩌면 검은 표범이랑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지난 방학, 부모님이 사다주신 어느 코믹스 회사의 흑인 히어로물을 전부 읽었다. 그 주인공의 상징이 바로 아프리카와 검은 표범이었다. 머글이 그려낸 작품이었으니, 학교에는 가져올 수 없었지만 잠들기 전 한 번쯤 꼭 그를 떠올리며 뒤척일 만큼 사랑하고 동경한다. 어느 친구에게서 배운대로 두 손을 모으고 믿지 않는 신 대신 그에게 기도했다. 언젠가 꼭 제게도 와주세요. 살아남게 해주세요. 당신이 저의 신이에요.

2-4. 절대적인 신을 믿지 않는다. 그저 인간을 신격화 시킨 것이라 여긴다. 한때 살아있는 인간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원하는 바를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았을 정도로, 언제 어디서나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던 그가 정말 내 기도를 들을 리가 없다 생각하며 부정했다. 그러나 나름대로 신앙이 생기니 그를 따르는 신자들의 마음만은 이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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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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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다이앤타 / Bell Aiyana Diantha

 

무대 위에 올라 스스로 작품이 되는 예술가, 작품 뒤로 은신하는 무대 아래 예술가.

나는 네 동료 예술가, 오랜 친구, 그리고 사랑하는 너를 어떻게든 살리고 싶어 감히 구원자를 자처하는 사람이야.

살아남아, 벨. 살아남자.

 

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높은 창공으로 비상할 수도, 드넓은 물가로 뛰어들 수도 있다. 나는 스스로 내린 선택을 존중하고, 네 태생은 마침 그럴 명분까지 완벽하지. 그런데… 놀랍게도 전혀 필요 없어 보이는구나. 이 시간 이후로 돌이킬 수 있는 것은 없다. 이미 수없이 들은 질문이겠지만 나 또한 묻겠다.

꼬마야, 잘 생각해보렴.

정말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니?

 

그리핀도르에 들어온 이유 그 자체. 주위 모두가 사자 깃발 아래 참여할 전쟁에서의 비극을 우려했으나, 테디에게 비극이란 그저 벨을 잃는 것이었다. 너를 반드시 지킬게. 그럼 내 세상도 무사할 테니까, 내 걱정은 하지 마. 벨을 따라 그리핀도르 탑 안에 발 내딛은 첫날, 단단히 맞잡은 손 위로 속삭였던 맹세가 그 어떤 기억보다 선명하게 뇌리에 남아있다.

 

첫만남에서부터 서로 돈독한 친구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운명처럼 짧았다. 어른의 영역 같기만 했던 오케스트라 무대 위 또래 친구란 얼마나 근사한 존재였으랴. 눈이 부시다 못해 팬으로서 금세 열렬한 사랑에 빠질 정도였다. 벨의 바이올린 선율을 사랑했고, 연주할 때면 으레 보이는 작은 습관 하나하나까지 눈치채 마음 깊이 앓았더랬다. 칭찬 또한 아끼지 않았다. 네가 언젠가 더 커다란 무대에서 연주하는 걸 꼭 보고 싶어. 더 많은 사람들이 널 알아야 하는데. 해외 투어는 어때? 빈에 가볼까? 나도 당연히 같이 가야지! 그때는 내가 네 무대를 꾸며 줄게. 어린 날의 애틋한 약속을 기억한다.

 

하루 모든 해와 달을 나누며 재잘거리던 시간은 벨이 호그와트 입학장을 받은 직후 잠시 멈췄다. 이따금 마법을 쓰는 건 보았으나, 미약한 힘이었으므로 설마 입학장이 함께 날아올 줄은 몰랐다. 아빠가 약한 애들은 입학 안 해도 된다고 했는데. 절망의 세대 소식을 이미 알고 있던 처지로서는 의연하게 대처하기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 네 연주는? 우리 꿈은? 네가… 죽으면 어떡해? 너 마법은 잘 못하잖아. 어떡해?

 

그럼 내가 꼭 지켜줄게. 물론 나도 중요하지만, 언제나 최우선은 곁에 있는 네 안전이야. 곧 마음을 다잡았다. 그간 몇 번이고 결심을 다져도 두려웠던 전쟁에 이제 지킬 사람까지 생겼다. 부담이 늘었음에도 어린 눈빛은 되려 확신이 선 채 단단해졌다. 벨에게 절망의 세대와 위저드 게임, 순혈우월주의에 대해 미리 알려주었으며 그를 대비하기 위한 훈련을 함께 했다. 벨의 생일인 4월부터 입학식이 치러지는 9월 직전까지, 길지 않은 시간이었으나 그조차 두 사람에겐 간절했다. 살아남아, 벨. 살아남자. 너를 믿어. 네가 무슨 선택을 하든 끝까지 함께 있을게.

 

그렇다면 기억해, 네 삶은 오로지 너의 신념을 위한 것.

그들이 제 뜻대로 너를 움직이게 내버려두어선 안 됨을.

/ Deo Volente

Gryffindor!

 

 

묻겠다. 당신에게 어느 날 절대로,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생긴다면 당신은 그것을 어떻게 갖겠는가.

/ 실내인간 - 이석원

에이든 리안더 / Aiden Ricky Leander

호그와트 메이트, 그리핀도르 메이트, 룸메이트, 파자마 카운슬링 메이트까지.

하루 모든 시간을 나누는 내 친구. 어쩌면 학교 밖에서까지도 우리는 친구일 거야. 방학하면 꼭 편지 보내줘.

그래, 나 너 사랑한다고.

너와는 첫만남부터 마음이 잘 맞았다. 아무도 환영해주지 않던 입학식날, 홀로 그리핀도르를 위해 쳤던 박수는 일기장에 영영 외롭게만 남을 줄 알았는데. 뒤따라 함께 박수 쳐주던 고마운 친구들 중에는 운명처럼 네가 있었다. 짝짝. 잔뜩 찌푸린 얼굴이지만 반갑게 말을 걸었다. 조용하네, 그치. 너라면 제 발로 불길에 뛰어드는 사람 박수 쳐주며 환영하겠냐? 거기까지는 여태 겪은 주위 모든 의견과 단조롭게 일치할 뿐이었다. 조금 힘이 빠졌지만,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지. 얌전히 수긍한 동시에 기가 막히게 들려온 네 목소리란, 상당히 놀라운 내용이었다. 하지만 7대에는 내가 있잖아. 그러니 7회 게임은 그리핀도르가 우승하겠지. 내가 그렇게 만들 테니까. … 나도 에이든 너랑 같은 생각이야. 꼭 이겨야만 하는 이유가 있으니까. 우리도 분명 우승할 수 있어. 첫날부터 주눅들기는커녕 과분할 만큼 당당하고 힘이 되는 친구를 만났다.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그 애가 마침 호그와트에서 가장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는 룸메이트이기까지 했다. 역시 운명인가? 그날로 줄곧 단단히 붙어다니며 어울려 놀았다. 물론 다른 룸메이트인 필립까지 함께!

너, 나 정말 안 사랑하냐? 바깥에서 틱틱대기만 하던 어투와 달리 방 안에서는 좀 더 진심어린 대화가 오갔다. 밖에서 대놓고 말하기 껄끄러운 주제들, 간단한 고민들, 자존심 때문에 얕보일까봐 묵혀뒀던 말들, 좀 더 나아가 깊은 사상까지도 잠들기 전 함께 나누며 자라가는 중이다. 첫날 있는대로 인상 써놓고는 박수 치는 거 보면서도 느꼈지만… 내 친구 귀여워. 그때 바로 말했으면 아마 서먹했겠지. 이제는 말할 수 있어. 왜냐면 우리는 첫 단추가 잘 꿰어진 만큼 나머지 단추도 서서히 알맞은 자리를 찾아 끼워넣는 중이고, 마무리까지 완벽할 테니까!

로미오 크루시스 / Romeo Montague Crucis

생사를 함께할 수 없는 사이.

우리를 위해 준비된 방주는 최후에 선장이 부재하거나, 유일한 승객이 차가운 바다로 몸을 던질 것이다. 연인으로도 친구로서도 너는 비극적인 이름을 가졌다. 그럼에도 나를 잊지 말아요. 당장 나를 떠나지 말아요. 간절한 기도를 올린다. 네게서 배운 바로 그 모습이다.

당신이 정말 날 사랑했는지 수없이 자문해 봤었지만 이젠 알고 싶지도 않아요1

신을 믿지 않던 아이다. 살아있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아무런 소망도 말하지 않던 아이다. 절대적인 신께서 늘 내려다보고 계신다고? 그럴 리가 있나. 단박에 고개를 젓는다. 너와 첫만남에서 기도하려 맞잡았던 손은 단지 호기심이었다. 진심 따위는 하나도 담기지 않은, 그저 독실한 신자께서 나를 위해 기도해준다기에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을 뿐이다. 그 끝에서 예상치 못한 두근거림을 느꼈더라도, 시작은 분명 단조로웠다.

어느 날 견디지 못 하고 물어보면 거짓말이라도 해주세요2

이제는 과연 너와의 기도가 단조롭다고 말할 수 있나? 아이는 다시 한번 고개를 젓는다. 심장이 여전히 울린다. 기분이 이상했다. 네가 믿는 신을 그대로 따르게 된 것은 아니었으나 너와 함께 고결한 예식에 참여한다. 학교 안에서도, 밖에서도 이상하리만치 네게 이끌려 졸졸 따라다녔다. 맞잡은 두 손 위로 고개 숙여 눈을 감는다. 위대한 아버지, 우리를 은총과 같이 곧은 마음으로 굽어 살피어 굳건한 믿음이 흔들리지 않게 하시고,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 아멘. 늘 똑같은 마무리를 한다고 해서 너와 나누는 대화까지 반복적이지는 않았다. 오늘은 어떤 기도를 드리셨습니까? 비밀. 오늘은요? 네가 날 잊지 않았으면 하는 기도. 비밀이라 대충 얼버무리는 날에는, 너를 향해 으레 다정하게 웃었다. 가장 완벽한 거짓을 꿈꾸는 사람의 표정이었다.

 

뭘 잊어줄까. 먼 훗날의 저,요. 말이 된다고 생각해? 예, 농담하는 게 아닙니다. 이유는? 저희는 생과 사를 함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너도 언젠가 나를 잊겠네. 형제님이 원하신다면요. 나를 잊지 마. 너를 잊지 않을게.

1,2 동사서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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